이준노 카닥 대표 | ‘카 애프터마켓’의 플랫폼 목표

이준노 카닥 대표 | ‘카 애프터마켓’의 플랫폼 목표

자동차 애프터마켓에 앱 스타트업들이 속속 뛰어들고 있다. 자동차 외장수리 견적 비교 앱 시장을 개척한 이준노 카닥 대표는 세차와 보험수리 등에서 프리미엄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자동차 애프터마켓 규모는 100조원이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주유·보험 같이 대기업이 주도하는 분야도 있지만 정비·중고차거래 같이 특별한 강자가 없는 시장의 규모도 크다. 이 때문에 정보통신기술(ICT)을 갖춘 스타트업들이 다양한 O2O(Online to Offline) 비즈니스 모델을 들고 속속 뛰어들고 있다. 자동차 외장수리 견적을 비교해 차주와 수리업체를 연결하는 애플리케이션(앱) ‘카닥’은 그 중에서도 단연 눈에 띈다.
카닥은 차주가 자동차의 파손 부위를 사진으로 찍어 올리면 수리업체들이 견적을 실시간으로 올리는 시스템이다. 2013년 2월 출시 이후 사용자가 꾸준히 증가해 자동차 애프터마켓의 대표 서비스로 자리 잡았다. 지난 3월말 기준 앱 다운로드 수가 60만 건을 돌파했고, 누적 견적요청 수는 17만 건을 넘었다. 최근엔 월 평균 1만 건의 견적이 올라오며, 12억원 규모의 수리가 이뤄진다. 지난 3월 9일 만난 이준노(42) 카닥 대표는 “자동차 애프터마켓은 규모가 상당하지만 그동안 혁신적인 거래와 마케팅이 전무했다”며 “고객의 불편을 줄이고 카센터엔 안정적으로 고객을 제공하는 등 시장을 효율적으로 개선하고 있다”고 자부했다.
수요 지속적인 판금·도장 시장 겨냥
카닥은 자동차 수리를 위해 직접 발품을 파는 불편함을 해결한 모바일 서비스다. 차주가 차량의 손상된 부분을 사진으로 찍어 앱에 올리면 평균 7분 이내에 첫 번째 견적을 받아볼 수 있다. 보통 3건 이상의 견적이 제공된다. 차주는 견적 제공업체와 채팅 상담을 통해 세부 정보를 확인할 수 있고 올라온 견적 중 가격과 업체의 신뢰도, 위치 등을 비교해 자신이 원하는 수리업체를 선택하면 된다. 앱 내부 채팅 기능으로 차주의 전화번호 등 개인정보는 공개되지 않는다.
이 대표는 서비스 초창기엔 외제차 외형수리에 집중했다. 수입차업계의 공식 AS센터는 숫자가 부족해 대기 시간이 길고 비용까지 비싸 운전자들의 불만이 큰 것에 주목했다. 반대로 수리업체는 고객 확보가 힘들어 렉커차 운전사나 수입차 영업사원에게 고객 소개비용으로 15~25%의 리베이트를 지급하고 있는 현실이었다. 이 대표는 “소비자는 정보가 부족하고 수리업체는 소비자를 만날 통로가 부족해 외장 수리 시장엔 불신이 팽배했다”며 “우리 서비스를 통해 운전자는 자동차 수리를 안심하고 맡기고, 수리 업체는 소모적 가격 경쟁이 아닌 서비스 품질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수입차 차주들의 입소문 덕에 현재는 국산차 차주들도 상당수가 카닥을 이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수익은 수리업체에서 고객을 소개해 주는데서 발생한다. 소개비는 차량의 수리 여부나 수리비용과 상관없이 고객의 수리 견적 요청에 답한 수리업체에 일괄적으로 부가된다. 한 건당 수입차는 2000원, 국산차는 1000원이다. 현재 120개의 협력 수리업체 중 1위 매장은 한 달에 500만원 정도의 소개비를 내고 있다고 한다. 이 업체는 한 달에 3000건 가량의 견적 요청을 받는 셈이다. 이 대표는 “우리가 제공하는 서비스 형태를 그대로 베껴서 운영하는 앱도 많다”면서 “하지만 카닥은 경쟁사가 없을 정도로 시장점유율이 압도적”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개발자 출신이다. 한양대 자원공학과를 졸업한 그는 제이씨현, 벤치비 등의 IT기업을 거쳐 다음에 입사했다. 전략팀에서 일하던 그는 2012년 사내 벤처 아이디어 공모에 카닥 서비스를 들고나서 64개 팀 중 1위에 올랐다. 사업 아이템 구상엔 회원 10만명의 ‘폭스바겐TDI’라는 인터넷 카페를 운영한 경험도 한몫했다. 2013년 3월 공식서비스를 시작했고, 이듬해 1월 다음에서 분사해 독립 벤처기업으로 나섰다.
이 대표는 “자동차 애프터마켓에서 스타트업이 덤빌만한 비즈니스 모델은 그리 많지 않다”며 “판금·도장 시장은 지속적인 수요가 있는데다 서비스 가격에서 원가 비중이 상당히 적어 사업성이 있다고 봤다”고 말했다. 외장 수리의 마진율이 높아 온·오프라인 결합의 여지가 높다고 평가한 것이다.
이후 믿고 신뢰할 수 있는 정비업체를 찾기 위해 전국을 돌아다니며 발품을 팔았다. 그는 “무엇보다도 정비업체 사장님들을 만나서 영업을 하는 게 가장 중요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오랜 세월 동안 지역 장사에 익숙한 카센터 사장들을 설득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그들은 카닥을 통해 고객이 신규 유치되는 것을 직접 보고서야 협력사 계약을 맺었다.
카닥에서 만나는 모든 수리업체는 현장 인터뷰와 시설검증을 받고 입점하며 또한 카닥 운영팀으로부터 고객 응대 및 코칭을 받는다. 고객평가 결과가 기준치에 미달하거나 고객 불만이 제기될 경우 파트너 업체에서 제외되기도 한다. 고객 만족도를 최대한 높이기 위한 방침이다. 이 대표는 “카닥은 정식 수리센터와 동일한 퀄리티를 목표로 하면서도 평균 수리비는 40% 수준에 불과하다”며 “수리에 불만이 있을 경우 카닥이 1년간 무상 수리를 보증하는 등 수리 과정에서 발생한 분쟁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개입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가 창업 초기부터 강조하고 있는 ‘고객 100% 만족 추구’의 일환이다.
프리미엄 세차서비스 4월 오픈
이 대표는 최근 새로운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사실 외장 수리 서비스는 1년에 한 번 정도 특별한 경우에만 이용하기 때문에 꾸준한 사용자를 확보하기가 어렵다. 그래서 보다 보편적인 커머스 분야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한마디로 ‘저빈도 고관여(고객의 이용 수는 적으나 서비스에 관해 관여 정도는 높은)’ 사업에서 ‘고빈도 저관여’ 사업으로의 확장이다. 이 대표는 “카닥의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서 이용 빈도가 높은 서비스, 자발적으로 찾는 서비스를 조만간 몇 가지 출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우선 프리미엄 세차 서비스 연결 앱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 대표는 “6만원 대의 프리미엄 세차보다는 비싸고 30만원대 디테일 광택 세차보다는 낮은 9만9000원 정도의 서비스를 준비했다”며 “휠, 유리창의 유막, 실내 곳곳의 세차를 포인트로 잡고 있으며 차량의 픽업·딜리버리 서비스도 포함했다”고 말했다. 평소 주유할 때엔 기계세차를 하고 한 달에 한 번 또는 계절이 바뀔 때 찾는 프리미엄 세차 상품을 만들었다는 설명이다. 표준화한 매뉴얼을 구축해 이미 전국 100개 세차장과 계약을 맺은 상태로, 이르면 4월에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다.
지난해 8월 카카오의 투자전문 회사인 케이벤처그룹의 자회사에 편입된 것도 외연 확장에 힘이 되고 있다. 카카오는 교통 O2O 시장 선점을 위한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카카오 택시’를 선보인데 이어 내비게이션 서비스 ‘김기사’를 인수해 개편했다. 또 주차장 검색·예약 애플리케이션 서비스 ‘파크히어’를 운영하는 파킹스퀘어를 인수했다. 파크히어는 서울·경기 지역 5000여개 주차장 정보와 500여개 주차장의 예약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오는 6월엔 대리운전 서비스 ‘카카오드라이버’도 선보인다. 이 대표는 “사업 영역을 확장하는 과정에서 카카오의 O2O 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으로는 주차장 주차 시, 대리운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사고의 보험수리 수요를 카닥과 어떻게 연계할 것인지 구상하고 있다.
“카닥을 자동차 외장 수리뿐 아니라 세차, 보험수리, 중고차 구매 등 자동차의 도크(DOCK)로 만들려고 합니다. 일종의 카 애프터마켓의 플랫폼이죠. 기반은 프리미엄 서비스를 통한 소비자의 신뢰 구축입니다. 카닥의 서비스라면 무조건 믿고 이용할 수 있도록 카닥을 ‘신뢰 브랜드’로 만들 것입니다.”